의지박약의 새 지평

억울하면 너네도 가난하든가
Jan 2

하얀색

어머니가 예전에 나를 낳을 때의 태몽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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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웅성 대고 있었다. 그래서 가 보았더니 새하얀 곰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. 그런데 이번엔 사람들이 다른 쪽으로 몰려가는 것이다. 그래서 또 따라가봤더니 거기엔 새하얀 독수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. 그걸 한참 넋을 놓고 보고 있자니 또 다른 동물이 나타났는데, 이번엔 새하얀 사자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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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난 때때로 내가 이런 성장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상상을 했다. 지금 내가 저 세 마리 동물들 중 하나일 거야. 지금은 하얀 곰인 것 같아. 이제는 독수리 정도는 된 걸까? 아주 나이가 많이 든 다음엔 사자가 되어 있을까?

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런 눈부신 뭔가가 아닌 것 같다. 곰도 독수리도 사자도 이제 다 모르겠다. 난 지금 그냥 허여멀겋다.

허여멀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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